2009년 08월 15일
틈이 많은 선긋기
새벽에 잠깐 통화하고 밤새 뒤척이다 서울로 왔는데 할 말은 까먹었고 "그냥" 얼굴 보러 왔고 두어 시간 있다가 일 있어서 다시 돌아가야 한다나.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그쪽은 핫초콜릿을 시켰는데 쓰고 찬 것 뒤에 달고 따뜻한 게 혀에 닿으니 너무 말랑말랑한 맛이 남. 누구땀시 위염이 생겨버렸다, 고 천진하게 웃으면서 이제 겔포스를 상복한다고 한다. 근데 당신 어이없을만치 바보가 맞고 어찌 흘러가든 나는 내 안의 괴리와 싸워야 하지 않는가. 손발이 묶여서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권리-가 주어진 동안 일시적인 감정 같은 건 서로 천천히 식어가는 수밖에는 없지 하고 명랑하게 생각하였다. 하지만 방 안에서 염불하듯 궁리하는 것만큼이라도 냉정하였다면 정말이지 난 너무 좋은 여자일테지.
매너모드를 풀어놓고 그녀 전화를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다. 나도 걸지 않았다.
늘 얼굴을 맞대고 이런저런 자잘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바에야, 우리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다.
# by | 2009/08/15 23:36 | 불친절한 라디오씨 | 트랙백 | 덧글(2)



